그땐 몰랐습니다.
TVN에서 영화 마스터를 시청하고 있었습니다.
6살 아들녀석이 그걸 보더니
불같이 화를 내며 저에게 따져 묻습니다.
"아빠!!! 내가 보는 만화는 폭력적이라고
못보게 하고선 이건 더 폭력적이잖아.
그런데 아빠는 왜봐!!!!
당장 TV꺼!!!"
이러는데 할말이 없었습니다.
너무 보고 싶은 영화였고
재밌게 잘 보고 있었는데
좀 더 보기 위해선 아들을 설득해야 했지만
막상 설득할 말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미안해 아들" 하며
사과하고 TV를 껐습니다.
그땐 몰랐습니다.
아들녀석이 싸우는 만화를 보고나면
친구들과 싸움이 잦아지고
폭력적으로 변하는 것 같아
"때리고 싸우는 건 나쁜거야"라고 가르치며
그런류의 만화를 못 보게 했습니다.
그 학습의 효과가 저에게 미칠줄이야 ㅜㅜ
아들에게 사과를 한 후
곰곰히 생각해 봤습니다.
아들에게는 나쁜거라고 말하고
나 스스로는
성인이니까
아빠니까
내가 보는건 폭력물이 아니라 액션물이니까 하며
이딴식의 이중잣대를
적용했던건 아닌지 ㅜㅜ
아이들은 못보게 하며
어른들은 늘 그런 액션물을 보는 모습이
아이들 눈에는 어떤 모습으로 비쳐졌을지 생각하니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그땐 정말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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