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잡생각

일용할 양식

by PhilosQ 2017. 8. 19.

 

저장기술의 발달로 제철음식이 퇴색되었고

통신과 교통의 발달로 지역특색을 담은 음식은

더이상 그 지역을 대표하지 않는다.

 

대량생산 대량소비하는 사회가 된 지금

음식은 그저 혀의 쾌락을 채워주는 유희물에 지나지 않고(비약이 심한가? ㅋ)

음식에 대한 소중함도 경외감도

더이상 찾아보기 힘들다.

 

냉장고 속에 언젠가 먹겠지하고

쟁여놓은 음식들이 쌓이고 쌓여

언제 넣어 놓았는지 알수도 없는

음식들이 수북하고

찬장에는 인스턴트 음식들과

통조림들이 빼곡히 쌓여 있는 모습은

비단 나의 집만은 아니리라

 

음식을 만들기 위해

정성을 다하고

마음을 다하는 모습은

사치가 된지 오래이고

그저 쉽게 빠르게 먹을 수 있는

먹거리들로 도배가 된 것이

요즘의 모습이다.

 

쌀한톨을 생산하기 위한 농부의 수고와 땀을 기억하며

밥상에 한톨의 밥알 흘리는 것 조차

죄의식을 느꼈던 모습들은

박물관에 가서나 찾을 수 있으리라

 

우리에게 음식은 더이상 고마운 것도 아니고

음식이 식탁에 올라오기까지 수고한 이들의
땀과 노력을 생각할 만큼 한가하지도 않다.

 

음식에서 어떤 의미도 찾을 수 없기에

음식은 그렇게 천시되고

의미없이 버려지게 된다.

아무 죄의식도 없이

 

이런 세상에 살다보니

생산자는 생산물을 생산하는 생명의 경외감이 사라지고

유통자들은 생명의 소중함 보다는 이윤의 극대화 논리에 매몰되며

소비자들은 그저 비축해두기에 여념이 없다

 

우리가 음식에 대한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식탁 공포는 계속 될 것이다.

 

음식에 대한 생각을 바꿀 때

소비의 패턴도 바뀌게 되고

소비자의 생각과 소비의 형태가 달라지게 된다면

유통업자와 생산자들도 달라지리라

 

해마다 겪는 살처분을 보면서

나는 관계없다 말할 수 있는 이가 있겠는가

 

예수께서 가르쳐 주신 기도 중

"일용할 양식을 주옵소서"

되뇌이며 그 의미를 되새겨 본다.

 

 

'잡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겹다. 거짓말  (0) 2016.08.17
[영화] 터널(스포주의)  (0) 2016.08.12
공동체란?  (0) 2016.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