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년전 쯤 아버지께서 사주신 구두다.
이날 이때까지 저 구두만 신고 다닌것은
다른구두가 없어서도 아니요
특별한 의미가 있어서도 아니다.
다만 편해서, 그 편안함이 저토록 닳게 만들었다.
비록 찢어지고 떨어지고 볼품없는 신발이지만
여느 다른 신발과 편안함에 있어서는 비할바가 아니다.
이제는 수선도 안될만큼 너무 헤졌지만
아직도 내발은 습관적으로 저 구두를 신고만다.
종교인이라는 좀 특이한 직업을 갖고 있는 내가
누군가에게 저토록 쓰임이 있는 사람인가 싶다.
낡고 헤지고 볼품이 없어도
그저 바라만 봐도 좋고
누구가에게 가장 편안한 사람일 수 있을까
바라는게 있다면
다만 나와 함께하는 이들에게
편안한 사람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