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식해서일까?
음식점 메뉴가 다양하면 가기가 싫다.
재료가 비슷하다고 이것저것 파는 것도 싫다.
삼계탕집에서 삼계탕이면 족한데 통닭까지 파는집이라면 가지 않는다.
시대가 그래서일까?
너무도 다양하게 섞여서 전문성이 떨어지는데도
손님이 넘쳐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그러나 해를 거듭할수록 그 상태를 유지하는 집은 보지 못한 듯 하다.
반면 한가지 품목으로 꾸준히 이어온 집들은
손님이 넘쳐나지는 않을 지라도
해를 거듭할수록 단골들과 함께 역사와 전통을 만들어 간다.
두 경우를 보면 전문성을 떨어지더라도 한번 들어 온 손님은
어떻게든 내보내지 않고 입맛에 맞는 음식을 팔려고 하는 속성이 강하다.
그렇기 때문에 한번 먹고 난 이후의 지속성이나 연속성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고로 단기간의 성과에 집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우물만 판 경우에는
손님의 다양한 취향을 맞춰줄 수는 없으나
손님이 그 음식을 다시 찾게 되는 매력을 지니게 된다.
성실함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그림이 필요하다.
장황하게 말을 이어온 것은
요즘 교회를 보면 장 맛이 깊은 장인의 집이라기 보다는
다양한 메뉴를 기반으로한 시식코너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시대의 흐름을 따라간다고 또는 요즘 교인들의 취향을 맞춘다고
이것저것 늘어놓고 기호대로 따라가게 만드는 시식코너같은 교회.
교회가 단기적인 성과에 목말라할 때에
잠깐의 성과는 얻을 수 있으나 장기간 지속되기는 어렵다.
전문성이 떨어지고 장기적인 안목이 없기 때문에
미래는 더욱 불투명해진다.
삼계탕을 팔기로 작정했으면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삼계탕의 달인이 되어야 한다.
단기적인 가시적 성과가 없을지라도.
장 맛의 깊이에 손님들이 반하게 만들어야 하고
다시 찾아와 먹을 수 밖에 없는 집으로 만들어야 한다.
눈의 화려함을 쫓는 순간
손님의 다양한 기호를 염두에 두는 순간
지속성은 떨어진다.
제발 하나라도 잘 하자.
성실함과 전문성을 바탕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