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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폭염

by PhilosQ 2012. 8. 6.

폭염


태양이 나에게 시합을 하자고 한다.

자신이 올리는 온도가 더 높은지

내 불쾌감이 더 높은지를 


한치의 고민도 없이

이 어리석은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이고 만다.


한 낮의 열기는 

대지를 불사를 만큼 대단했고

나의 불쾌감은 

내 자신이 싫어질만큼 들끓는다.


우열을 가릴 수 없던 시합은

해가 지고나서야 

승부가 났다.


참을성없는 태양은

저녁쯤에 저 멀리 도망갔고

사라지며 남겨둔 흔적들은

여전히 날 들끓게 한다.


패자의 심술일까

달이 뜬 지금도

난 잠을 이루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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