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태양이 나에게 시합을 하자고 한다.
자신이 올리는 온도가 더 높은지
내 불쾌감이 더 높은지를
한치의 고민도 없이
이 어리석은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이고 만다.
한 낮의 열기는
대지를 불사를 만큼 대단했고
나의 불쾌감은
내 자신이 싫어질만큼 들끓는다.
우열을 가릴 수 없던 시합은
해가 지고나서야
승부가 났다.
참을성없는 태양은
저녁쯤에 저 멀리 도망갔고
사라지며 남겨둔 흔적들은
여전히 날 들끓게 한다.
패자의 심술일까
달이 뜬 지금도
난 잠을 이루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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