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대지 위에 난 상처요
반복된 흔적이다.
처음부터 정해진 바도 아니요
원래 있던 것도 아니다.
대지 위를 사람도 걷고
동물도 다니다보니
자연스럽게 흔적이 남은 것일뿐
그 위를 걷는 이들은
그 길 위에 어떤 소유권도 가질 수 없다.
그런데 오만한 인간들은
대지 위에 길을 내면서
이것은 차길이요
이것은 인도라고 명명한다.
함께 공생하던 동물들을 위한 길은 만들지도 않는다.
그 길들은 오로지 인간이 붙여놓은 이름대로
다녀야만 한다.
길이 사람에게 독점되고
자동차에 점령당한 것도 모자라
이기적이고 배타적이기까지 하다.
이기적이고 배타적인 길을 걸을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길을 걷고 싶다.
대지 위에 되도록이면 흔적을 남기지 않고
누구라도 함께 걷는 길.
동물도 좋고 차도 좋고
너와 나를 갈라놓는 경계가 아닌
대지의 고마움을 알고
함께 걸을 수 있는 길.
직선 거리의 빠른 길을 찾는 길이 아닌
주위를 둘러보며 느낄 수 있는 길
일정 시간의 흐르면 흔적조차 사라져
본래의 모습을 회복하는 길
이런 길을 걷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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